자작글-011

남한산성 성곽에서

인보 2011. 10. 22. 11:16
   

 

남한산성 성곽에서 호 당 2011.10.20 푸른 등줄기를 잇는 한 줄기 담벼락 시린 한을 안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 철통 같은 요새이면서도 버팀의 한계에 어절 수 없어 여미고 가린 가슴을 확 열어버렸다 물밀듯 밀려들어 온 북풍에 곤룡포는 흙을 묻히는 수모가 역사의 뒤안길을 걷는다 지금 요새인 산성은 계절의 색감에 물들고 세월을 출렁이며 흘러간다 성벽 따라 기어오르는 저 사람들의 가슴에 역사의 한을 안고 있을까 볼거리로 만을 알고 있을까 개미떼처럼 기어오르는 눈동자가 그 옛날 화살 창 든 병사같이 착각한다 물려준 아픈 유산을 후대에 깊이 새겨 자자손손 물려주자.

 

'자작글-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쩍새  (0) 2011.10.25
감포 대본마을 앞바다  (0) 2011.10.23
만해 한용운 기념관에서  (0) 2011.10.22
완행 열차  (0) 2011.10.19
독한 그녀  (0) 2011.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