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앙상한 나무

인보 2011. 10. 28. 17:46


앙상한 나무
호 당   2011.10.28
검버섯 훈장 달고
마주 앉은 
나무 두 그루가
그림자 희미하다
묵은 세월 짊어지고
이곳까지 왔건만
이제 
훈풍도 미풍도 사라지고
이파리 떨친 근골만 보인다
같은 종속의 나무들에
이파리 뻗도록 
입김 불어넣은 것이
서릿발로 둔갑시켜
울타리에 그늘 지운다는 
칼날 때문에 
덩그러니 밀려 난 나무
내 그림자랑
입김이랑 거두고
오늘 
눈부신 태양에서
눈망울 번득이고 있음에
하루가 밝은 뿐
두 그루의 나무는 
수구초심 首丘初心도
먹구름에 쌓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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