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벽
호 당 2012.1.21
그 절벽의 겨울은
언 시간만 하얗게
더덕더덕 붙었다
선녀의 숨결이 얼어
생의 욕망마저 얼었다
그녀의
요란했던 베 짜는 소리도
지금은 꽁꽁 얼어
그저
허연 베 포만 드리우고
더는 짤 수 없다고 침묵했다
이것도 모르고
좀생이 같은 이들이
내 베 폭에
그림을 놓거나 수를 놓거나
윤기를 올리거나
더 하얗게 바래거나
하지 않는다고
한사코 기어오른다
선녀가 짜 놓은 겨울 베 포
겨울을 즐기라는 좀생이를 위한
선녀의 선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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