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찾아
호 당 2012.1.24
화마가 핥기고 간 자리에
재로 남은 흔적이 없다면
소는 죽었다고 하지 말라
불탄 산비탈에도
생명이 죽었을 거라
믿지 말라
봄을 맞으면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이 있다
시심을 치한이 핥았다고
멍들지 않는다
마음이 마르지 않으면
백지를 비워두지 않는다
가시덤불 밑동에서
찔레순 돋듯
비 온 뒤 죽순 돋듯
시심이 불쑥 솟는다
불탄 산에도 생명이 있다
타버린 마구간에
재로 남은 소 타래의
흔적이 없다면
소는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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