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연못

인보 2012. 2. 1. 21:54

        연못 호 당 2012.2.1 그 연못은 겉으로 평온했다 발랄한 싹들이 맘껏 펼치고 있는 듯했다 속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연못 심연의 언덕에는 무시무시한 악어의 탈을 쓴 수초가 폭력으로 노란 싹을 키우고 있었다 물 위에서 양같이 순한 수초를 귀퉁이로 몰아붙이고 돌멩이질을 하더니 기어코 수중으로 끌고 가서 어깨를 으깨고 이파리에 상처를 냈다 이튿날도 그 연못은 평온했다 아무도 폭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물 위의 수초가 파랗게 펼치고 있는 줄 알았다 심연의 모퉁이에 멍들고 있는 수초가 마음 놓고 싱싱하게 파닥거리고 펼칠 수 있게 해야 할 일이 바로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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