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허연 콩알 하나

인보 2012. 3. 8. 10:51

허연 콩알 하나
호 당  2012.3.7
따뜻한 가마솥에서 놀자는 
그 말을 저버릴 수 없어 
함께 머물렀다
못된 주걱이 막 불을 지펴
재미나는 노래를 즐기지
못했다
주걱이 흔든 
거슬리는 꼬리 때문에
마음 상해버려 
굵은 콩알 따라
우르르
다른 가마솥으로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인연의 낯짝이 부셔 
혼자 남았다
낯설고 새파란 콩알들로 
가마솥을 채워놓았지만
흥겨운 노래는 
허연 콩알만 별로였다
몇몇 콩알이 튕겨 나왔다
다시는 그 가마솥에 들어가서
낯짝 볼일이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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