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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는다
호 당 2012.6.12
문자의 장막을 덮고
이때까지 견뎌왔는데
이제는 아니다
훌훌 걷고
장막 안쪽세상을 맛보고
살아야지
지금
문자의 소나기를 맞고 있다
TV 자막이 뚜렷이 내게
비추어도 개의치 않으리
나의 작은 병 주둥이로
빗방울이
많이 고이지 않는다고
안 달아하지 않으리
급하다고 마른 나뭇가지
휘려 하지 말고
물에 오래 담그고
탄력이 생기면
조금씩 조금씩 휘어야지
문자의 빗물이
가득 고이지 않는다고
땅속에 묻힌 벌레가
눈뜨지 않는다고
채근하지 않으리
땅을 비집고 장막을 걷고
눈을 부릅뜰 때까지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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