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가마솥에 뼈다귀를 끓이다

인보 2012. 6. 22. 23:19

 

      가마솥에 뼈다귀를 끓이다 호 당 2012.6.21 우리끼리 모여 가마솥을 장만하여 뼈다귀를 넣어 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법 한 맛을 냈다 팔도명물에 외국 풍물도 끌어넣어 진 국물을 우려냈다 세월은 늙어가고 각기 뿌리박은 터전과 환경과 취미가 달라 본래의 맛이 점점 퇴색해갔다 진 국물을 우려내기가 쉽지 않다 먼저 건넌 요단 강 때문에 가마솥이 슬픔에 젖어 녹슬어버렸다 뼈다귀를 나누어 갖자 아예 가마솥은 깨트리자 가마솥이 용솟음치고 감정을 울대뼈까지 밀어 올렸다 조금만 진정하고 한 꺼풀 벗기고 쓰다듬고 보면 얽힌 친구인데 더 불을 지펴 알뜰히 달여 고춧가루 양념에 버무렸더니 가마솥이 펄펄 끓어 진 국물이 우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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