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게발선인장의 착상

인보 2012. 8. 5. 11:57

 

      
      게발선인장의 착상
      호 당   2012.8.4
      바다 건너와서 푸른 눈빛 
      고운 눈망울 달고 
      베란다를 환하게 밝혀 놓았다
      부럽다 
      나도 그 모습 보고 싶어 
      한 다발 갈라왔다
      억지로 떠밀려 온 것이 
      이질 문화에 대한 거부의 몸짓이 
      지나칠 정도다
      적응하려는 마음 없어
      아무리 잘 떠받들어도
      귀인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불만으로 자학을 하는 것 같다
      꽃도 향기도 몸 안으로 끌어들이고는
      배배꼬이는 몸짓을 한다
      다문화인도 3년만 겪으면 그 나라
      문화에 젖어들 진데 맘을 열어라
      오늘 아침 푸른 마음을 조금 내보이기에
      반가워 철철 넘치도록 차렸더니
      그만 획 돌아앉았다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데 
      내 헤픈 문화에 마음 상해 버렸나
      여름 더위와 열대야에 이방인이 되었다
      귀인 대접받아 내게 푸른 희망을 주기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자작글-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장장에서  (0) 2012.08.07
종속하는 청진기  (0) 2012.08.06
보청기를 낀 사람  (0) 2012.08.03
칠곡 인터체인지  (0) 2012.08.01
백도  (0) 201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