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ungrian.com/img/enter_sahara/sah_enter.jpg)
새벽의 사막
호 당 2012.8.26
이 넓은 모래판은 사막이다
내 생전 밟아보지 못한
사막이 내 앞에 누워있다
간밤에 비 맞고 하얗게
씻은 몸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나를 맞는 사막이다
아무도 밟지 않아 발자국을 남겨
정상에 깃발을 꽂고
정복자의 기쁨을 묻어 놓는다
필라투스 정상이라도 정복한
느낌이다
태양은 잠에 깨어 눈 비비며
어스름한 기침을 내뱉는다
사막을 휩쓸 바람이 곤한
잠에 빠졌다
밟아라, 맨발로
하얀 지압으로 상쾌한
모래 꽃망울 터뜨린다
소금을 뿌린 듯 조용하다
선인장도 낙타도 보이지
않는 데 하얀 동전 한 잎이
눈을 끌어당긴다
태양이 내 뒤꼬리를 밀어낼
때까지 사막을 밟아라
신선한 공기 상큼한 자극이
나를 붕붕 띄운다
신기루 대신 내 앞에 초록의
여인이 줄지어 나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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