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새벽의 사막을 걷다

인보 2012. 8. 27. 08:30

 



      새벽의 사막 호 당 2012.8.26 이 넓은 모래판은 사막이다 내 생전 밟아보지 못한 사막이 내 앞에 누워있다 간밤에 비 맞고 하얗게 씻은 몸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나를 맞는 사막이다 아무도 밟지 않아 발자국을 남겨 정상에 깃발을 꽂고 정복자의 기쁨을 묻어 놓는다 필라투스 정상이라도 정복한 느낌이다 태양은 잠에 깨어 눈 비비며 어스름한 기침을 내뱉는다 사막을 휩쓸 바람이 곤한 잠에 빠졌다 밟아라, 맨발로 하얀 지압으로 상쾌한 모래 꽃망울 터뜨린다 소금을 뿌린 듯 조용하다 선인장도 낙타도 보이지 않는 데 하얀 동전 한 잎이 눈을 끌어당긴다 태양이 내 뒤꼬리를 밀어낼 때까지 사막을 밟아라 신선한 공기 상큼한 자극이 나를 붕붕 띄운다 신기루 대신 내 앞에 초록의 여인이 줄지어 나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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