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물을 끓이다

인보 2012. 9. 8. 16:37

 

      물을 끓이다 호 당 2012.9.8 주전자에 맹물을 넣고 끓인다 나 아직 맹물 무엇하나 이루지 못해 방황하는 나비같이 좌충우돌한다 세차게 끓기 시작하다가 그만 김빠진 맥주처럼 주저앉고 만다 비등점을 찾아 펄펄 끓여 내 영혼이 기세 좋게 날아 그 꼭짓점에 도달하여 등천하여 한 줌의 빗방울로 내리고 싶은데 늘 식고 만다 불심을 더 돋워 센 불로 끓여야 하겠는데 연료가 부족하여 항상 허덕인다 연료창고는 텅 비어 하루하루 연료 구하기조차 힘이 든다 그간 불 땐 재만 수북이 모였는데 여기저기 속을 해쳐 보면 아직 잿불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도 있다 그놈을 살려 잉겅불로 데우면 비등점에 이를까 아직 갈 길이 멀었는가보다 더 많은 재가 모이다 보면 물이 끓여 비등점을 찾아 등천할 것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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