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욕정

인보 2012. 9. 15. 13:50

욕정  
호 당 2012.9.15
아무 꽃이든 싱싱하면 된다
깊숙이 파묻고 
흠뻑 쏟고 빨고 싶다
불임의 꽃이 되든 발아의
배아가 싹이 트든 
뒤돌아보지 않는 무책임한 
벌이다 
이 꽃 저 꽃 넘나들면서
단물만 쪽쪽 빨고 대책 없이
날아가 버린 벌
누구에게나 허락하는 꽃을
뒤돌아보지 말라
미련 두지 말라
일회용 불쏘시개로 만족하면 
그만인 걸
왕성한 벌이 혹독한 겨울에 
그 욕정을 어떻게 견딜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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