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삶의 밧줄

인보 2012. 10. 4. 16:55
              
              삶의 밧줄 
              호 당  2012.10.4
              독감 예방접종하는 날
              정해 준 날짜인데  
              뱀처럼 굽이굽이 휘돌고 
              와글거리는 진풍경
              삶의 끄나풀에 오래오래 
              매달려 다리와 허리 어깨가 
              휘어지고 비틀려져도 
              오래 매달리려 여기 왔다 
              밤하늘의 별이 반짝이는 것도 
              오래 매달려 지쳐서 그렇다
              힘없어 궤도를 움켜잡지 못하여 
              놓으면 별똥별이 되어 
              붉은 똥 갈기고 사라진다
              삶의 밧줄을 움켜쥐고
              오래 매달려도 아픈 것은 싫다
              한 움큼의 약 알을 털어 넣고 
              물을 벌컥 들이켜는 것은 
              오래 매달리고 싶은 욕망일 것이다
              뼈마디가 시리고 찰싹 붙어 
              살갗이 쪼그려지더라도
              이 빠진 호랑이가 되더라도
              누구에 짐이 되지 말고 
              어느 날 갑자기 밧줄이 끊겨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싶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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