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평일 오후

인보 2012. 10. 10. 19:04

 

평일 오후 호 당 2012.10.10 운암지를 지나 함지산 입구에는 체육시설들이 졸고 늙은이 몇이 의자에 앉아 그도 졸고 무위한 시간도 졸고 있다 여인 하나 훌라후프를 잘도 돌려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 내가 그 속에서 끼어 어지럼증이 일어나려 한다 적막을 깨는 것은 카세트에서 흘리는 노래다 나를 옛적으로 끌고 간다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을 아련한 추억 속으로 흘렀다가 언덕배기로 몰고 간다 언덕에서 모래가 와르르 흘러내린다 아마도 퍼석한 시간을 흘리는가보다 석양이 언덕을 붉게 박히면서 할 일 없는 녀석들아 그만 돌아가라 가서 방구석이나 훔치고 배란다 문이나 단속하고 밥값이나 하란다 까치 한 마리 나무 위에서 ‘꺅꺅’ 돌아가라 재촉한다 *無所不爲 그까짓 거 못할까! *주= 무소불위:못할 것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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