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의 수족관
호 당 2012.11.7
비운이다
그 넓은 내 터전을 두고
좁은 공간에서 내 고향의
향수만 맡고 있으니
분명 나는 포로다
시한 목숨
포로를 방면하던
거제도 포로수용소였다면
자유 몸이 되었을 수
있었을 텐데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활어라 했다
맞다
아가미는 벌름거리니까
파도의 노래는 들을 수 없고
터전을 뿌려 놓은 좁은 공간을
채 바퀴 돈다
아직 활어라고
사람들은 날로 먹으려
이빨 갈고 있으니
활자를 떼고
미각을 자극할 것이니
그때까지만 이라도 아가미는
쉬지 말아야지
불운의 어항 속의 고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