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노인
호 당 2012.12.13
한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몰아 줘도
가난은 골라서 내립니까? 신이시여!
2평 남짓한 골방에 가재도구와 내 한 몸
누우면 꽉 채워 나에게 허락된 공간이다
해가 뜨나 지나 빛 한 점, 온기 한 점,
얻을 수 없는 공간
문틈으로 밀려오는 찬바람이 나의 피부를
찌른다
마음 놓고 전등 밝힐 수 없고 방바닥을
데울 수 없어 내 영혼이 꽁꽁 언 채로
사시나무 떠 듯이 하여 긴 밤을 지새운다
외로움은 사치다
나에겐 햇볕과 온기만 불어넣으면
깊은 잠에라도 젖을 수 있을 텐데
모진 영혼
삶의 고통이 죽음의 무덤보다 더 온기가
있을까 없을까
나는 그 경계를 맴돌고 있는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