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장벽

인보 2012. 12. 13. 15:54

장벽 호 당 2012.12.13 황혼이 모여 서로 얽히고설키고 한 가닥의 끄나풀로 나타날 때 그는 벽을 두지 않고 다가왔다 각기 황혼이 빛깔로 내려앉은 꽃밭은 황무지를 일군 비옥한 꽃밭이었다 수레바퀴는 쉬지 않고 도는 동안 황혼의 빛을 자주 비추지 못해 같이 앉던 꽃밭이 황무지로 변해 희미한 울타리만 가려 있었다 그의 황혼이 더욱 붉어지고 주위에서 횃불로 밝혀 북돋우어 주니 지난날의 추억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뭉개버렸다 내 희미한 황혼빛으로 장벽을 허물지 못한 것이다 전자 메일의 총알을 탕 탕 쏘아도 고압적인 장벽은 끄떡없어 뚫지 못했다 황홀하지만, 황혼은 지평선이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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