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암지 못
호 당 2012.12.14
산 그림자 거꾸로 박혔다
거대한 어머니의 뱃속
잉태한 것 같다
햇볕을 깊숙이 끌어안은 연못
욕심 없이 모두 포용하고
다 들어내 보인다
잉어 떼들이 우르르, 이리저리
몰리고, 물 밖으로 내어 보낸 연잎,
개구리밥, 수련들이,
제철을 맞아 뱃속에서
발길질하고 요동한다
개구리 첨벙거리고 물방개
잉어들이 휘젓고 있다
어머니는 뱃속을 쓰다듬고
그저 잘 자라라
생명을 기르려 함부로 들어낸
젖가슴이 찬란한 저녁 햇살에
더욱 붉다
운암지 못은 생명을 포용하고
생명을 기르고 대자연의 어머니로
항상 자애롭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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