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버려진 의자

인보 2012. 12. 18. 22:12


 

  
버려진 의자  
호 당 2012.12.18
누가 의자를 버렸다
가만히 살펴보니 
어지간히도 세월을 
모질게 삭였던 모양이다
이음 세가 비틀어 비뚤거리고
귀퉁이가 허물어져 
삶의 내력이 호사롭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도 
처음에는 사랑을 듬뿍 받고
음부를 받들어 밤낮을 교차하며
안락한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인간은 요사스러워 
희열도 자주 하면 반감된다
새 옷이 낡고 유행 지나면 
애착이 반감되는 것처럼
허물어진 의자는 
안락한 온상이 식어 가면
버린 것인가
사랑을 잃고 
망가진 의자는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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