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
호 당 2012.12.23
긴 밧줄이 놓여있다
가운데를 기점으로 이념의 잣대가
그어있고 세대의 색깔과 향수와
미래의 꿈이 엇갈려있다
신호는 울렸다
매달리고 싶은 곳으로 매달려라
힘의 대결이 아닌 수효의 대결이거든
나목은 벌벌 떨고 고목이 뒤뚱대도
허리띠를 졸라매어 풍요를 이룩했어
미래를 밝힐 밧줄에 매달려야 해
새파란 풋내기는 지난 것은 몰라요
풍요의 숲에서 살았어요
앞으로 펼쳐진다는 것은 신기루 같은 것
미사일 발사한들, NLL 선과 휴전선이
있은들 상관없어, 이 줄에 매달려야 해
퍼다 줘도 풍요만 누리면 되거든
내 호주머니 줄어들지 않으면 돼
확연히 갈라진 줄다리기
이만한 추위쯤이야, 나오라 매달려라
봐라, 힘의 논리는 여기서는 안 통해
늙은 세대의 저력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