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밭
호 당 2012.12.26
아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살고 싶다
나를 모시려 하는 아들의 효성을 안다
모진 외딴곳에 밭에서 잡초와 싸운다
호미 끝에 미치는 힘이 부실하지만
잡초와 싸워 흰 살점 들어내어 말린다
정성 들여 가꾼 호박, 고추, 무
너의 눈동자가 내 가슴에 박혀 있어
이 고난쯤은 행복한 시간이다
모진 바랭이와 싸울 여력이 넘친다
아들아 외지에서 오순도순 살아 주면
내 힘을 보태는 것이다
뿌리를 박고 한사코 저항한들
내 너를 호미 끝으로 내리쳐서
항복 받는다
아들에 보내는 염원은 이것 하나
내 걱정하지 말라
묵밭을 일구고 바랭이와 싸워도
행복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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