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꽃을 피워야 한다

인보 2013. 1. 4. 22:42

 

      
      꽃을 피워야 한다
      호 당   2013.1.4
      마음을 열지 못해 
      창가에 졸고 있는 선인장
      아직 익지 않은 서투르고 
      시큼한 시어만 끌어모아 
      거름으로 쏟아 부었다
      봄을 느끼지 못한다
      창가에 두고 거름을 주고 
      분갈이를 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고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새로운 시어를 매단 꽃이 필 것이다
      선인장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조건 밤낮으로 껴안고 있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한 착각은 
      그를 거부의 눈동자만 두리번거리다 
      눈감게 하였다
      그의 마음을 꿰뚫어라
      그래야만 선인장의 오묘한 정을 
      쏟아 낼 수 있다
      꽃눈은 곧 잉태다 
      결실을 못 한 낙화의 아픔을 맛본 나 
      잉태와 착상과 성장을 촉구하여 
      꽃을 피우는 길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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