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등잔불

인보 2013. 1. 5. 22:47

      등잔불 호 당 2013.1.5 얼마 남지 않은 기름의 잔수 殘壽에서 삶의 마지막을 예고하는 듯하다 심지를 돋우고 그을음을 바라보며 지난 적이 그려진다 환히 밝혀 내 몸 불살랐는데 한 번 빠져들면 헤쳐 나오지 못하리만큼 정력을 쏟았는데 천식 기침만 내뱉는다 활활 태우던 등잔불 시절 앞산 푸른 산등성을 획획 타고 달리고 목련꽃도 활짝 피었는데 여간 바람이 불어도 등잔불 끄떡없었는데 잔바람 언뜻 불어도 휘청거려 몸살감기에 기침만 내뱉는다 바닥을 들어낸 심지는 허연 갈대다 찬바람 저녁 달 아래 마지막을 태연히 빛내고 있다.

'자작글-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깜짝할 사이  (0) 2013.01.06
종점  (0) 2013.01.06
괄약근  (0) 2013.01.05
꽃을 피워야 한다  (0) 2013.01.04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0) 201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