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빙벽

인보 2013. 3. 30. 22:25

 
      빙벽 호 당 2013.3.30 너는 얼어 죽은 몸 들숨과 날숨도 죽었다 바람과 햇볕이 너를 거치면 금방 얼어버린다 달빛도 별빛도 별수 없이 얼어버린다 산자는 너를 매달려 희희덕 즐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잊은 자만 누리는 경지 너의 시체는 냉각되었다 한 마리의 금붕어가 어항에서 그대로 얼어붙었다 모든 생의 응고에 부패는 없다 봄은 온다, 만물이 하품한다 너도 하품한다 서서히 녹아 피돌기를 한다 너 다시 환생하는구나 너는 영생하는 빙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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