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산 무너진 절벽

인보 2013. 3. 30. 22:26
 


 
      산 무너진 절벽 호 당 2013.3.30 내 무슨 죄로 궁형 버금가는 벌을 받고 있는가 그때까지만 해도 까만 머리카락 날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죄의 그늘에 안겨 와르르 무너진 절벽보다 더한 대머리가 되었다 절벽 아래 개미떼의 행렬은 잇는 것 보면 아찔하다 개똥지빠귀 한 마리 앉다가 미끄러져 날아가고 내가 지은 죄 모른 채 고문당하다 마치 누구에 살점 한 점 뭉툭 베어주고 상처를 안고 고통을 참는 것 같다 항상 눈물로 지새운다 맑으면 맑은 대로 잔잔한 눈물 흘러내리고 비 오면 더 굵은 눈물방울로 흘러내리고 해동하면 와락 서러움이 복받쳐 와르르 흘린다 내 상처 아물게 해다오 모발 이식도 좋고 새로운 층계로 내 영혼이 오르내리도록 해주면 좋겠고 때로는 내 눈물로 다른 이에 상처 주지 않도록 굳게 철조망으로 경계해 주면 좋겠다 곰곰이 생각하면 내 죄보다 인공의 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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