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4월의 햇살

인보 2013. 4. 3. 14:00

4월의 햇살
호 당   2013.4.3
굳이 지난날을 들추어내지 않더라도 
오늘 맞는 4월은 잔인하다
‘T.S 엘리엇’은 메마른 땅이 녹고
찬 것에서 따뜻한 것으로 몰아오지만 
두 동강 난 강토는 99.9의 잔인한 
용수철만 팽팽히 긴장됐다
이 땅에 벚꽃 진달래가 핀들 무엇을 반기리
일촉즉발의 낭떠러지에 매달려 대롱대롱
장전 裝塡한 화약을 더 높이 치켜세워 눈을 
부릅뜨는데 따스한 4월만 즐긴 건가
눈과 입을 다물고 슬기롭게 보내고 싶은
4월
내 안쪽에서 들끓었던 4월보다 지금 바깥 
4월은 99.9의 으름장 협박으로 당긴 시위가 
어디로 튈 것인가 
꽃망울은 무심한 계절을 이기지 못해 
웃음 잃고 핀다
4월은 잔인한 달 
으름장에 겁먹을 무궁화는 아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선다는 것을
알았다면 
폐허를 자초하는 자충수임을 알았다면 
장전을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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