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먼지는 콧속을 미장한다

인보 2013. 4. 9. 16:44

먼지는 콧속을 미장한다 호 당 2013.4.9 먼지는 콧속을 미장한다 2013.4.9 회오리바람이 어지럼증을 몰고 와서 먼지의 깃봉을 세운다 미확인된 먼지는 당신의 말초신경을 찔러 소음으로 진동하지만 나는 침묵으로 잠재운다 바스락 소리만 들어도 쭈뼛한 안테나에서 방전되어 불꽃 튄다는 당신과 차라리 귓바퀴에서 테이프의 마찰음을 잠재우고 감미로운 음향을 느끼는 나와는 항상 상반된 반응 그래그래 무딘 것과 예민한 것의 충돌은 고요로 입 다물고 산다 머리 끝에 묻은 먼지를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이로운데 내가 이불만 들썩거려도 먼지를 마시고 있다는 예리한 신경질이 보이지 않는 먼지는 무시하면 편할 걸 정수기에서 뽑아낸 물이 정화한 물이라 믿으면 마음 편할 것을 그래도 못 믿는 당신 이불 조각의 요동을 먼지의 파장으로 콧속을 미장한다고 고개를 뒤흔드는 예민한 촉수가 좀 무디었으면 좋겠다 황사도 아니고 회오리바람도 아닌데 내 콧속은 무디기만 해서 미장은 못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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