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신경과민

인보 2013. 4. 16. 17:54

신경과민
호 당   2013.4.16
4월의 햇살을 재촉하여 저마다 잎을 
피우는데 대추나무는 감감무소식이다
그들끼리 조잘거리다 토라져서 뽀로통
해졌지만 속으로 이파리 내밀 궁리로 
꿈틀거리는데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해 
과민 반응으로 재촉하다니
9포기 대추나무에 붉은빛을 보내면 
반짝거려야 마음 놓이는 나 
그중 한 나무에서 삐끗한 신호 받으면 
대추나무는 영영 이파리 피지 못할까 봐 
깜깜한 밤을 하얗게 칠하고 만다
신경 다발로 엮어 놓은 그들, 낡은 도랑에 
물을 흘려보내면 샛길로 새고 빗나가 
늦게야 뿌리에 이를 것인데 그사이를 
초조한 신경 다발로 흔들고 있다
감촉이 전극같이 불꽃을 찌릿찌릿 피우면 
좋겠지만 느긋하게 기다려 흐름길을 달구고 
나서 대추나무에 잎 피고 꽃피어 열매 맺는다
너무 서두르는 것은 신경과민이다.
주: 1연; 감각 느린 대추나무는 속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 재촉하는 과민반응
   2연; 반응에 대한 이상의 신호만 받아도
   과민 반응
   3연; 느린 반응을 하는데 성급한 과민반응
   4연: 대추나무는 보다 늦게 반응해도 결실을 
   한다 서두르는 신경과민을 보이지 말라
.

'자작글-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포  (0) 2013.04.17
침묵의 굴속에서  (0) 2013.04.17
황무지를 갈아 엎어라  (0) 2013.04.11
화살을 바르게 날려라  (0) 2013.04.11
먼지는 콧속을 미장한다  (0) 201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