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 지키는 노점상 할머니
호 당 2013.10.21
불법임을 안다. 내 삶의 터전인 길목을
지키는 것이 새끼를 지키는 것인데
사철 햇볕이 방문법도 달라
그래도 목구멍을 보존하자면
이 지점을 지켜야 한다
나는 좌판도 없어 바가지는 낚시찌를
담는 유일한 도구지
찌를 물기만 기다린다
완장이 떴다 하면 줄행랑이
나를 보전하는 수단
낮이면서 밤인 듯 언 고드름 매달고
살얼음판을 걷는다
보잘것없는 낚싯밥에 눈망울이 내리면
반기면서 벼룩 간 빼먹으려 한다
간혹 말의 줄다리기에 맞서
또각또각 하이힐이 얄밉다
길목엔 발자국이 모여 눈망울이 얽혀
목소리가 맴돌아야 하는 곳
앉은 궁둥이가 짓무르고 고드름에 찔려도
길목은 지켜야 한다
불법을 저지르고
오돌오돌 조마조마하면서도
태연하게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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