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밤의 환상곡을 듣고 싶다

인보 2013. 10. 23. 16:54
 
밤의 幻想曲을 듣고 싶다
호 당   2013.10.23
어찌하여 그와 연애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다
별로 말이 드문 것에 끌렸는지
흔한 키스도 어영부영 보냈다
나비는 꽃 찾아들어 깊게 
파묻혀 파르르 떠는데
운명이다
결혼 첫 밤을 설레는 것이 보통
돌변했는지, 혐오증에 걸린 것인지
갈망하는 것을 무성의로 밟아버렸다
양팔 없는 장애인이 아닌데
방전되어 한 눈금만 남은 배터리다
그 힘으로 밤의 주파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밤의 장애자인가
나의 자존심이다 
가정의 굴레를 두르고 
몰입하려 들지 않는다
적어도 섹스는 의무다
왜 내가 안 달아 하나 
마치 거기에 미친 사람처럼 
애들이 삐약거려도 변한 것이 없다
한 창 물올라 *환상곡을 듣고 싶은데
내 꽃향기도 또래에 뒤지지 않는데
향기 뿌릴 곳 없어 그대로 묻어야 하나
너는 수놈으로서 내시와 뭐가 다르냐
나는 즐길 권리를 누리고 싶다.
*음악, 형식상의 구애를 받지 않은 자유로운 
감성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작곡된 낭만적인 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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