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청풍호 유람선 타고

인보 2013. 10. 26. 16:31


    
    
    
    
    

     

    청풍호 유람선을 타고 호 당 2013.10.25 너른 충주호의 청풍호 유람선은 거대한 상어다 길들인 상어는 새끼를 빽빽이 배고 새끼들은 펼치는 시야를 즐긴다 상어 새끼가 된 유람인들 곧 육지로 해산하면 신기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담아 두려 어미 뱃속에 얌전을 참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 바깥바람까지 마신다 뱃속의 새끼들은 어깨를 비비고 눈 깜박깜박 입 벙글 벙긋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가슴 벌렁거린다 거대한 상어는 얌전히 미끄러진다 윤활유는 소음을 죽이고 경쾌한 마찰에 쾌감을 더한 가을 찬바람을 갈라 나아간다 햇볕에 반짝이는 호수의 눈동자 속으로 단풍 묻은 산봉우리를 깊숙이 박아 놓고 서로 정을 퉁기는지 희열을 숨겨 시시덕거린다 한 시간여의 뱃속에서 더 크게 자라 거대한 상어에서 해산하는 출구를 빠져나오자 관광객이 되어 땅 냄새에 코를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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