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겨울 나루터의 빈 배

인보 2013. 10. 28. 17:40
    겨울 나루터의 빈 배 호 당 2013.10.28 삭풍이 몰아친다 흰 눈이 흰 칼날 세워 빗겨 친다 을씨년스러운 겨울 오돌오돌 떨고만 있다 낭군 잃은 과부가 되었다 강물까지 얼어붙어 난들 얼지 않겠나 나는 얼어붙은 동굴 속의 고드름 봄에서 가을 동안 나를 집적거리더니 지금 나루터의 북 박이가 되었다 차디찬 독수공방 신세 너희 다리가 되고 밤낮 가리지 않고 노리게 도구로 내 몸 바쳤는데 불구의 몸처럼 얼어붙었다 꽃피는 계절아 나를 해방해라 외로움 달래고 너희에게 몸 바쳐 나루터를 휘젓고 오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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