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호 당 2014.3.4
잔설이 맥 못 춘다
봄을 재촉하는데 땅은 겉으로부터
더 유순해졌다
산등성이 나목들 떨고 나 자작나무는
피돌기 하는 중
재생의 첫 호흡을 보고 막 달려들어
주사기를 꽂는 흡혈귀 같은 인간들
아직 온전한 호흡, 온전한 피돌기도
하지 않았어, 냉혈 인간아
내 심장에 못 박아 산 사슴 피 뽑아
마시는 졸부 같은 족속들
네가 꺼져가는 생명을 위한 헌혈이라도
했다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장기 기증하는 심정으로 *살신성인하는
마음으로 내 몸 맡긴다
너는 돈벌이 수단보다 독고 노인들
병상 인들을 위한 봉사에 내놓아라.
* 몸을 바쳐 올바른 도리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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