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값
호 당 2014,3,7
김장철을 넘긴다, 끝내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나
예년 이맘때면 앞다투어 섬기더니
본척만척한다
많으면 천하고 적으면 귀하고
지금은 천한 몸이라
속이 상한 너는 발로 걷어찬다
눈 내리고 찬바람이 내 몸 깊숙이
파고든다
차디찬 시간이 내 서러움이다
귀천도 시운을 잘 타고 나야지
너는 씨 값도 못 건진다고 무고한
우리를 무자비하게 갈아엎는구나
속이 부글부글 끓어 애타 들어도
우리는 목 쳐들고 푸른 마음으로
하늘 쳐다본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농사
금값일지 똥값일지 가늠은
네 손에 있는 것을 왜 조절 못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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