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야생고양이

인보 2014. 3. 12. 17:09

 


 

      야생고양이 호 당 2014.3.6
      야생은 자기만의 생을 꾸리는 독립으로 살지 들에 야생초를 보라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자기만의 삶을 꾸려 거뜬히 꽃피워 열매 맺지 고양이가 애완동물의 속성에서 사랑을 받았지 애지중지 사랑받은 고명딸처럼 과보호였지 그러나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신세가 되면 주인으로부터 눈밖에 팽개치는데 굳이 따질 것 못돼 어쨌든 애완에서 밀려나면 야생고양이가 되지 낮의 내 노래는 밤으로 숨고 맘껏 벌리던 발톱을 안으로 감추어 소음을 죽여 야행성으로 되돌려 밤을 즐겨야 한다 내가 살기 위한 밤의 긴장을 내려놓아도 좋을 시간에 넝마주이보다 더한 생존방식은 내게 허락되었다 선과 악 낮과 밤으로 등식 지우면 나를 악으로 보지 말고 밤의 천사로 불러주면 인색한가 정돈성 整頓性 없고 헤프게 쓰고 너절하게 벌려놓은 주부를 경종이 될 만한 방울을 울려주고 야음을 넘나드는 야행성 입술 쫓아 사이렌과 라이트를 켜줘도 깨어나지 않으면 주인 네 몫이다 숙주에 기생하는 진드기처럼 살기보다 야생은 자립만이 삶을 유지한다 야생 고양이를 저주하지 말라 뒷골목에만 매달린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니다.

       

 

'자작글-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  (0) 2014.03.15
지뢰  (0) 2014.03.12
  (0) 2014.03.10
숨통이 막힌다  (0) 2014.03.10
운암지 연  (0)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