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

인보 2014. 3. 15. 06:28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
 호 당  2014.3.14
마주 보고서 제법 큰 나무가 조금 떨어져 있다
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있다
저쪽 나무들에 새들이 매일 즐거운 놀이를 
열어주는데 나에게 날아들지 않는다
날 보라는 듯 한바탕 생기를 돋구고 있어도
나는 그 광경에 생각 없어
나에게 부는 바람은 아무 감각이 없어
저쪽 나무는 반겨 비틀거리고 춤추고 어울려
흥에 겨워하고 있어요
나만 비켜가는 네가 밉지 않아
어깨를 부딪치며 파고들었다
모두 벙긋거리는 낯빛
활기 넘쳐 수다를 떨고요
백화점을 배회할수록 가슴 졸여 외롭다
한여름 호박이파리처럼 축 늘어진 몸
생기 밀어줄 소낙비는 서성거리고 있을 거야
여보, 드라이브해요. 나가요
싫어, 나 혼자 있고 싶어
창밖을 내다보니 어깨 축 처진 수탉이 
암탉 옆에 두고 본척만척 무심하다
저놈도 나처럼 가슴 답답하냐
가슴에 가득 박힌 멍. 폭풍이 불어 한 방에 
날려버릴 듯한 약이 있을 듯한데 
그놈이 허공에서 방황하는가보다
나도 허공만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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