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티눈

인보 2014. 3. 16. 15:29

 


티눈
호 당  2014.3.16
눈도 아닌 눈, 불티나듯 팔리는 양말을 
헤집고 살갗에 착상한 보지도 못하는 티눈
실업자가 된 나를 대신한 아들이 버팀목이 되어
대견하지만, 발가락 사이 버팀목인 된 티눈은 
가시가 된다 
남을 괴롭히고 기생하려 들지 말라
곡식에 노란 실꾸리 풀어 송유관에 칭칭 
동여매고 피 빨아 사는 새삼
고목 가지에 찍어 붙어살아 가는 겨우살이
사타구니에 붙어 피 빨아 사는 진드기와 
같은 반열의 티눈
착취의 도사다
버젓이 독립 인간으로 살지 못하여 숙주에 피
빨아 살려는 티눈 같은 인생이 되지 말라
젊은 인생을 홀몸이라도 추스르러 야지 
늙은 부모에 기대려 들지 말라
곡식 자라는데 잡초는 제초제로 제거된다
젊은이는 희망을 거머쥐려면 가시덤불 
뚫기처럼 힘들어도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걷어내고 들어가라 
가시 찔리고, 뽑고, 떨고, 재도전하고
끈질기게 들러붙으려는 근성으로 나아가면
밑동에서 탐스러운 찔레순이 너에 손 내민다
발가락 티눈은 기생에서 뿌리 뽑혀야 한다
젊은 눈동자는 자립으로 깃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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