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거천을 수술하다
호 당 2014.3.18
하늘의 조화였지, 질퍽하게
흘러내리던 것이 무척 인색하여 메말라 간다
세월을 잘 다스리지 못한 늙은이 검버섯에
골판지 같은 낯바닥 같다
요실금이라도 걸린 듯 찔끔거리는 오줌 줄기 같아
*팔거천은 재생의 수술을 받아야겠다
한 때 자궁을 채워 흘려보낸 생명이며
힘찬 펌프질 해서 밀어낸 여심에 코를 박으면
불끈 치솟을 밤꽃 냄새 같은 것
그렇게 사랑받던 것이
**관정 灌頂이라도 받아서라도 자궁에 이르는
통로를 훑어내야 해
수술대에 올려놓고 내부로 막힌 요도를 틔워
시원하게 훑고 뚫고 박아 넣는 시술이다
최신 의료기기인 불도저는 거침없어 못하는
일없이 척척 해냈다
그렇게 하면 요도는 옛날로 돌아갈 것이야
관문에서 자궁으로 이어지는 수술은 성공했다
요실금은 깨끗이 사라져서 세차게 쏟는
소나기처럼 시원했다
둔덕은 새로 단장한 청솔로 욱어져서
젊은 여자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팔거천은 새로 태어나 젊어졌다.
* 경북 칠곡군 우계 산에서 발원 대구 북구를 흘러
금호강으로 유입되는 지방 2급 하천이며 칠곡군
동명면의 9개 리와 대구시 북구 행정동 7개 동을
관통하는 하천이다.
**불교에서 수계 受戒하여 불문에 들어갈 때 물을
정수리에 끼얹는 의식
★수계: 불문을 닦아 계율을 받음 ★계율; 지켜야 할 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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