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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뒤집히면 오발
호 당 2014.3.15
사냥철이 되면 탄창 두르고 엽총 메고
사냥개 앞세워 으스대면 붕, 공중에 뜬
독수리가 된다
겨울철 스포츠라고, 남들은 오싹, 주의,
공포의 눈총을 겨누지만 우쭐한 매 눈처럼
굴려 산으로 날아간다
피비린내에 줄인 혓바닥이 좋아하고
콧구멍에 들이키는 쾌감이라고 지껄이지 말라
사냥개라고 모두 알아차리지는 않는다
그의 콧날에 쇠파리 붙으면 마비되지
그의 시력에는 쫓기는 자의 분노와 원한이
가리면 미친 사냥개보다 못해
네가 보이는 것은 풀 가지, 나무가 흔들리면
모두 산 짐승으로 보이지
피의 성찬을 꿈꾼 것도 실수
한 방 날린 총탄은 오발
생사람 잡아놓고 눈알이 뒤집히고 가슴 치며
벼랑이라도 다이빙 안 하면 사람 아니지
으스대지 마라, 눈이 뒤집히면 사람도 짐승이고
짐승도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
네 눈은 오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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