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메콩강 기슭의 나무를 이식하다

인보 2014. 4. 17. 22:07


 

 

메콩 강기슭의 나무를 이식하다 호 당 2014.4.17 4월은 나무 심기 좋은 달 산기슭 나무 쑥 뽑아 옮겨 심었더니 시름시름 앓는 것은 어린 철없어 한 짓 하물며 철 꽉 찬 먼 남쪽 바다 건너 메콩 강기슭의 나무는 이곳에서 옮겨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애썼을까 암나무를 이곳 수나무에 붙여 심었다 낯선 것은 전부, 수나무 하나 보고 왔지 통하는 물길에서 언어조각이 서로 부딪혀 뱅뱅 돌고 토양의 자양분이 너무 짜고 맵고 물만 삼켜서는 발붙이기 힘들죠 다정한 햇살 한 철은 매정하게 얼어붙어 수액조차 밀어 올리기 힘들어요 지상의 가지만 얽혀 메고 있어요 침대는 출렁이고 밤보다 낮이 적막강산 속의 답답함을 달래려 메콩 강에 풍덩 들고 싶은 생각이 뭉클합니다 장벽 허물어 내통은 신체 외부 기관들의 울림 다문화교실은 뿌리내림의 밑거름이라 부지런히 끌어모으려 헤맵니다 통해야 하는 모든 물길에 언어 이파리는 나란히 흘러요 뿌리가 얽혔어요, 토양 맛에 길들여 김치 된장 고추장이 몸에 밴 맛이 되고 꽃피고 열매 달고부터 아름다운 한국의 산하를 즐겨요 이제 새 뿌리 내려 나무는 무성해가요 나를 여물게 하는 일에 시간이 모자라요 완전히 접 붙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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