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희열 한 움큼 거머쥐려고

인보 2014. 4. 17. 22:08

 희열 한 움큼 거머쥐려고   호 당 2014.4.17
한 겨울밤 냉방에서 한껏 부피를 줄이고
고드름 달고 일어났다
학교에서 자취방까지만 왕복통행 
갈래의 길은 모르고 외골수로 마쳤다
지금 생각하면 외길인생은 좁을 골목길만 걸어
천직을 끝내고 밖을 나서니 수만 갈래 넓은 길이 
있어 왜소한 인생을 탓해 봤자 지난 일
자본시장에서 돈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 했다
황금의 위력이 너무 크다는 것을 체험했어
침대의 주도권을 내주고 희열의 소산은 
내 무릎을 휘감고 떠났지
찾아오는 박꽃은 누가 말리나
그래도 할 일이 하나 있다
이대로 갈 수 없어
시의 고지는 너무 가팔라 오르기란 
별똥별 보는 것보다 어려워
별은 총총 비추지만, 손에 거머쥐기란 
별 따기
희열 한 움큼 움켜잡으려 고지를 올라요
강을 건너기 전에 별을 갖고 건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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