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4월은 잔인했다

인보 2014. 4. 22. 22:31


 
      *4월은 잔인했다 호 당 2014.4.16 연두의 계절을 반겼다 봄 맞으러 떠난 복숭아 살구꽃봉오리 막 퍼뜨려는 들뜸에 희망을 붕붕 띄웠는데 뜻밖에 눈이 펑펑 내렸다 이게 아닌데 하고 외쳐 봐도 ‘가만히 있어, 곧 눈을 그칠 거야’ 순진한 꽃봉오리는 정숙 속의 불안 계속 눈은 쌓이고 비틀거리는 희망이 가라앉고 꽃눈은 눈에 잠겼다 가만있으라는 왕 꽃은 남 먼저 비닐우장 쓰고 나 괜찮지롱! 비닐 우의는 동동 떠다녀도 찾는 이 없다 많은 메시지는 핸드폰에 박혔다 읽어줄 주인은 못 읽고 잔인한 4월은 불임시켜 가라앉히고 따뜻한 햇볕은 눈을 녹이지 못했다. *엘리엇(영국시인)의 황무지(荒蕪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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