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했다
호 당 2014.4.16
연두의 계절을 반겼다
봄 맞으러 떠난 복숭아 살구꽃봉오리
막 퍼뜨려는 들뜸에 희망을 붕붕
띄웠는데
뜻밖에 눈이 펑펑 내렸다
이게 아닌데 하고 외쳐 봐도
‘가만히 있어, 곧 눈을 그칠 거야’
순진한 꽃봉오리는 정숙 속의 불안
계속 눈은 쌓이고 비틀거리는 희망이
가라앉고
꽃눈은 눈에 잠겼다
가만있으라는 왕 꽃은 남 먼저
비닐우장 쓰고 나 괜찮지롱!
비닐 우의는 동동 떠다녀도
찾는 이 없다
많은 메시지는 핸드폰에 박혔다
읽어줄 주인은 못 읽고
잔인한 4월은 불임시켜 가라앉히고
따뜻한 햇볕은 눈을 녹이지 못했다.
*엘리엇(영국시인)의 황무지(荒蕪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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