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콩깍지

인보 2014. 7. 13. 16:28

      콩깍지 호 당 2014.7.13 콩깍지 씌는 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미끈한 기둥을 만난 그녀는 퐁당 빠졌다 콩깍지에 씌워지면 최루탄에도 눈물 흘리지 않아 더 가까이 다가온 그녀는 각막에 가렸다 너는 기둥에 스스로 묶어 놓고 있어 그녀의 한 귀퉁이가 뻥 뚫린 구멍으로 *‘페닐에틸아민’ 같은 발정의 호르몬을 발산하는 것일까 이성의 채취에서 발하는 상큼한 별과 달을 눈꺼풀에 끌어넣는 것일까 후각에 베어 콩깍지에 가린 발정일까 꽃핀 시절은 떠나보냈어도 다시 물 올려 꽃망울 탁탁 터뜨려 새파란 이파리가 퍼덕거린다 스멀스멀 기어든 달콤한 타액 같은 것이 입안으로 모여 절벽을 자극한다 강력한 햇볕에 콩깍지는 돌돌 말려 탁탁 튄다 하늘에서 우박이 쏟는다, 움칠해진다 심장을 콕콕 찔러 붉은 주머니 같은 입은 오물거린다 아직 그녀의 몸은 요동친다 꿈적하지 않는 기둥에 스스로 메어놓고 야릇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곧 짙은 안개 벗겨지리라 강한 햇볕이 콩깍지에 한 방 쏜다 센바람이 획 날려 버렸다 콩깍지가 벗겼다 달콤한 꿈 깨어나 제안에서 자리를 찾았다. *페닐에틸아민(phenyl ethylamine) 사랑할 때 일어나는 호르몬의 일종, 행복과 쾌감을 일으키는 호르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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