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양원생활
호 당 2014.7.30
명당이란 것이 따로 없다
심신을 편히 내려놓을 곳이라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덜커덩 관 뚜껑이 열리면 어김없이 드러누워야 할 곳
뚜껑은 언제나 열려있어 환영받아도 즐겁지 않아
나로부터 흘러내린 핏줄은 잠시 흐르지 않아도
호밋자루 놓아도 될 시간을 갖고 뒤돌아간다
매일 밤 보채던 고양이를 눈 가리고 먼 곳에
놓아두고 와도 마음 쓰린 것 별로 없지
당분간 수의는 필요 없어, 깨끗한 옷에
폭신한 보료는 생의 끝자락에 내리는 선물
옆에는 나보다 더 마른나무 가지를 움켜쥐고
되지도 않는 이파리 피워보겠다고 입김을 불어댄다
그것보다 세월의 무게는 짓눌려도 느끼지 못하면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산자락은 몰라도 좋아
마지막 골목에서 만난 친구는 늘어나지만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요양의 밥그릇에 편히 쉬고 싶을 뿐인데
내가 맨 세월의 대들보가 무너지면 관 뚜껑에
저절로 못질하게 될 거야
현대판 고려장은 끝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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