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숲은 여름이 괴롭다
호 당 2014.7.26
수은주를 붉게 밀어 올린다, 그럴수록 지구촌은 부푼다
땀에 젖은 잠을 바지랑대에 걸치니 새벽이다
잠자는 승용차를 깨워 달렸다
일기예보에 예견은 했지만 내 죄를 묻는 듯 천둥과 번개는
사납게 다그친다
굵은 빗줄기는 나를 삼키려는 듯 퍼부어 와이퍼 wiper로
감당하기 어려워 길 모서리에 벌 받듯 꿇어앉아 빌었다
허튼 마음 먹지 않겠다고
씻은 듯이 장막을 걷어내고 해님은 마음을 다스리라는
당부로 내리쏟는다
지난해 내 생의 입에 빨대를 꽂았다
성실한 역군으로 마음은 쉬어야 한다고,
모두 더위에 부푼 허파꽈리를 식혀야 한다고,
그럴듯한 궤변을 계곡 물과 숲에 걸었다
승용차는 구름 모이듯 금방 시커먼 비 뿌리듯
내려놓는 것은 식이 食餌와 장비들
입구와 출구의 균형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계곡 양변에 즐비한 침상, 텐트, *펜션,
모든 장비는 더위를 축소하는 전략 상품
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는 숲의 목구멍을 틀어막고,
고성방가 주정 부리는 숲의 고막을 찢어 놓는다
배설을 못 가리는 얌체족이 덤벙거려 놓아 계곡 물을
제정신 잃어버리게 하여 흐리멍덩하게 됐다
입구와 출구가 깨끗하지 못한 숲 속 계곡
균형이 깨지면 계곡은 멍들어 주둥이는 덧나 피멍 들고
숲은 과잉섭취로 배설구를 잃어버린다
몸살을 앓는다
애증의 옆구리를 걷어차인 것이
코딱지나 종기 딱지 정도로 생각한 것들이 널브러져 있다
여름 한 철 건네기 버거운 생태 숲의 한 철.
*Pension:펜션은 손님에게 숙박 및 취사시설 등을
제공하는 곳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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