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떨다 호 당 2014.10.4
포근한 겨울인데 벌벌 떠는 물푸레나무가 있다
바람은 잠잠하고 누가 매를 들고 겨누었을까
나는 그 주위를 맴돌고 살폈더니 엄살을 떨고 있었다
진정하라며 어린아이처럼 쓰다듬었다
새매에 놀란 참새처럼 벌벌 떠는 그를 포근히 안아주었다
마음이 진정되는 듯하더니 조금 엄살을 피었다, 실토했다
엄한 어머니는 아들을 강하게 키우겠다는 생각
회초리는 겨울인데 얼지 않았고 나는 포근한
날씨에도 엄살은 얼었다
접시를 깨뜨리고 조그마한 상처를 엄살 피워
살구꽃 눈 흘기는 송곳 끝을 피했지만 기는 침몰하고 말았다
물푸레나무가 엄살을 부릴수록 기는 뿌리로 숨는다는
것을 엄마는 모른다
나는 엄친의 영에 엄살은 얼어 꽃눈도 맺지 못했다
차디찬 물을 박차고 불쑥 치솟지 못하는 것은
엄살이 아니라 깃발이다
깃발 앞세운 뒤를 따르는 것이 좋고 엄살이 아닌
기에 도사리는 몸
항상 소로에 익숙해서 대로에서 깃발은 내린다
탄탄한 대로에서 깃발 앞 새워 내로라 외치면
엄살은 찌그러지고 기는 부풀린다는 것을
성장하고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