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미련 못 버리는 미련한 대가리

인보 2014. 10. 5. 17:15
    
    
      미련 못 버리는 미련한 대가리 호 당 2014.10.5 딱딱한 산허리를 옛날식 도구로 굴을 뚫으려 하는 미련한 곰은 끈기로 버티지만 물이냐 흙이냐 가늠하지 못하면서 미련한 대가리는 보이지 않는 여의주 한 알 잡으려 한다 허겁지겁 모진 땅을 파고 들어가다 뒤돌아보면 헛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주기는커녕 온몸을 달군다 자맥질하여 물속을 휘저어 헤매면 고기떼가 비웃고 나 등을 훑고 간다 암수 나무 구별 모르고 은행알 따겠다고 낚싯바늘 드리우면 월척 낚는 줄만 아는 미련한 입술 하나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미련 한 알 이무기는 수천 마리 머리를 쳐들고 같은 미련을 꿈꾼다 해마다 한 놈만 여의주를 입에 물고 용의 꼬리 잡고 등천하는데 용이 되었는지 이무기로 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등천한 것이다 무작정 오래 이무기로 남기란 미련한 곰이 아닐 바에 지치고 말지 벌써 미련한 대가리는 붉은 단장하고 산을 넘으려 한다 그래도 굴을 뚫어야 한다 여의주를 물어야 한다 미련 한 움큼 버리지 못해 하는 미련한 대가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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