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첫눈 오는 밤에

인보 2020. 1. 14. 15:59

 
첫눈 오는 밤에. 호당  2020.1.14
이만큼 묵은 세월 쌓은 이 밤
나 홀로 문밖을 거닐고 있다
뽀드득뽀드득
한밤중 아파트 불 꺼진 밤 
고요 속에 잠들어 꿈꾸고
가로등 불빛을 빗겨 내린 눈
어느 모퉁이로 나처럼 스칠까
먼 그리움 싣고 내리는 눈이다
아련히 떠오르는 초롱초롱한 눈동자
지금쯤 세상을 잊은 듯 잠들고 있겠지
푸른 입술 맞닥뜨린 추억이기에
나 혼자 부질없는 눈길 밟으며
그리움을 씹는다
무심한 첫눈은 나를 휘감는다
위로하려 들지 말라
내 그리운 추억을 일깨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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