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사 가는 길. 호당 2020.1.21
삼복지간
내 고물차는 헐떡거리면서
찬바람 토해내는 둥 마는 둥
가슴 답답함을 더해 길은 꽉 막혀
가슴 터질 듯한 먹먹함
인내심도 한계점에 도달한 듯
조금 가다 서다 성질 급한 자
확 밀어버리고 싶은 못된 맘
길가는 토산물이 제 몸 까발라 놓고
냄새피우고
먹거리 식탁이 홍등가 요염한 얼굴로
끌어당긴다
엔진 켰다 껐다 겨우 주차장에 닿는다
일주문 거치면 불계라서 마음 닦아 내야지
사천왕 앞에서 오금 저린 듯 마음 졸이고
통과했다
내 몸 땀으로 범벅인데 탑돌이 끝내니
비 맞은 듯한 내 꼴로
대웅전 석가여래상 앞 108배 끝내자
이건 자학이야
참고 참았던 내 근심 오줌 줄기
힘 빡 뽑아 뻗어내고
홀라당 벗어던지고
찬물로 샤워하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그제야 등짐 확 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기분
마음 닦는 것 별것인가 오줌통 확 비워내듯
오장육부가 시원하면
그것으로 통과했다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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